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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미혼 남녀를 위한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
매칭률 꽤 높아…20명 중 8명이 상호 호감 일치
내외신 취재진 몰려 긴장하기도·게임과 대화로 거리 좁혀
(인천=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회사 사람들이 (이성을 소개한다고) 계속 제의하는데요,목탁울리는전등사에모인미혼남녀명quot좋은인연만났으면라이트하우스 투자 파트너의 자산은 얼마나 되나요? 아는 사람이 주선하면 신경 쓰이고 불편하니까요." (34세 여성 참가자)
"회사 이름으로 저를 판단할까 봐 (재직 기업명을) 얘기 안 했어요. (38세 남성 참가자)
소개팅, 맞선, 결혼정보회사(결정사) 등을 통한 어색한 만남보다는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선호하는 30대 미혼 남녀 20명이 6일 오후 목탁이 울려 퍼지는 인천 강화군 소재 전등사에 모였다.
광고이들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결혼 기피나 저출산 등을 해소하는 방안의 하나로 실시하는 미혼 남녀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에 참가하면서 나이, 직업, 성명을 모르는 이성과 마주했다.
일률적인 프로필 대신 각자의 목소리로 스스로를 표현하고 별명을 골라 이름을 대신했다.
"자전거를 배우고 싶어요. 저와 같이 배울 수 있는 분 만나고 싶습니다." (지수·별명, 이하 동일)
"89년생, 서른여섯 살이고 아직 생일이 안 지나서 '약봉지 나이'(만 나이)는 서른넷입니다." (영수)
치열한 경쟁을 거쳐 참가가 결정됐다. 남녀 각 10명을 모집했는데, 남성 147명·여성 190명이 지원했다.
이들은 일상과 분리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마음 맞는 상대를 찾을 기회를 얻어 기대감에 충만했다.
민지 씨는 누군가의 소개를 받으면 상대방의 프로필 때문에 "(일종의) 안경이 씌워지는데, 아예 아무것도 모르고 만나니 새롭다"며 "고즈넉하고 조용한 곳에서 사람들 만나고 얘기하고 하는 게 정말 좋다"고 말했다.
원영 씨는 "다들 마음을 내려놓고 오시는 것 같다"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거나 계산할 필요 없이 만날 수 있다. 주선자를 의식하지 않으니 (연인이 될 수 없다면) 그냥 친구가 되어도 좋다"고 반응했다.
이날 짝을 찾는 특별한 작업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외신을 포함해 15개 매체 취재인 약 20명이 몰려 참가자들은 바짝 긴장했다. 참가자들은 여러 언론사가 취재한다는 사전 안내를 받았고 미디어를 통해 얼굴이 공개되는 것에 동의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많이 와서 촬영할 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나는 SOLO(솔로)'와 같은 연애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보다가 용기를 내 지원서를 낸 한 남성 참가자는 초장에 바짝 얼어붙었다. 마스크를 쓰고 온 그는 너무 수줍은 나머지 자기소개 때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참가자들은 서로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거나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간담한 게임을 하며 차츰 긴장을 풀었다.
저녁 공양 후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찰 전각 뒤 오솔길을 오붓하게 산책하는 남녀가 꽤 있었다. 해가 뉘엿뉘엿해지고 산사의 기온이 떨어지자 남성 참가자가 겉옷을 벗어 산책 중인 여성에게 건네는 모습도 목격됐다.
야간 레크리에이션을 하면서 참가자들은 급격히 가까워졌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손을 맞잡고 은근한 눈빛을 보냈다. 숫기가 없던 남성 참가자는 게임을 할 때 조장을 맡아 열정적으로 움직였고 조원들은 하나가 돼 춤도 췄다.
모든 참가자가 각각 10명의 이성과 일대일 대화를 하며 늦은 시간까지 서로를 탐색하는 것으로 템플스테이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짧은 만남에도 커플 매칭률은 높았다. 주최 측이 참가자에게 마음에 드는 이성의 별명을 써서 내도록 했더니 모두 네 쌍의 남녀가 서로 일치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스님은 "참가자가 모두 서울·경기 권역에서 왔다"면서 광역자치단체마다 '나는 절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4/04/07 11: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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